대공포 표적에서 시작된 무인기, 90년 만에 우리는 어디까지 왔나
드론(Drone)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'수벌'이라는 뜻이 가장 먼저 나온다. 윙윙거리며 날아다니는 그 작은 곤충 말이다. 오늘날 우리가 떠올리는 첨단 무인 비행체와는 영 어울리지 않는 어원이다. 그런데 이 어색한 이름에는, 의외로 드론 산업의 시작점이 선명하게 담겨 있다.
1935년 1월, 영국 항공기 제조사 데 해빌랜드(de Havilland)가 'Queen Bee', 즉 여왕벌이라는 이름의 무선 조종 무인 비행체를 처음 띄웠다. 영국 공군과 해군이 도입해 운용한 이 기체는 대공포 사수들의 사격 훈련을 위한 표적기였다. 그리고 그해, 시연을 참관한 미국 해군 제독이 본국에 돌아가 미국판 개발을 지시하며, 영국식 작명에 대한 오마주로 'Drone(수벌)'이라는 이름을 붙였다.
다시 말해, 드론의 첫 직업은 '맞기 위한 비행체'였다.
이 출발점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. 드론이 90여 년의 세월을 거쳐 정찰, 폭격, 배송, 촬영, 농업, 측량까지 그 영역을 넓혀온 지금까지도 산업의 깊은 곳에는 이 'DNA'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. 바로 '사람이 타지 않는다'는 전제. 그리고 그 전제 위에 세워진 '안전에 대한 다른 기준'이다…
드론 산업의 본질은 이제 '날 수 있는가'에서 '안전하게 반복 운용할 수 있는가'로 이동하고 있습니다. 90년 전 표적기로 출발한 드론이 오늘날 도시의 인프라가 되기까지, 무엇이 함께 따라왔고 무엇이 빠져 있는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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